' 여기에 집을 한번 그려보시겠어요? '
' 네? 집이요? 아무거나? '
그녀는 잠시 망설이는듯 하더니.. 이내 종이에 길쭉한 직사각형을 그려냈다
' 이 집은 어떤 집인가요? '
' ..아파트에요.. 내가 살고싶은 집.. 아파트로 이사갈꺼에요 '
환계씨는 동년배의 여성들보다 유난히 작은.. 새하얀 피부와 붉은 입술을 가지고 있는 20대의 젊은 여자였다..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오랫동안 간직해온 판타지는 아파트에서 사는 중산층의 삶이었는데.. 의아하게도 그녀가
종이에 그려낸 아파트는 마치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한 건물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17살 무렵부터 친구 하나없이 홀로 지냈다는 그녀는 스스로 이 모든 불행이 자신의 가난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골에서 작은 구멍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은 벌이가 시원치 않았고.. 본인도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라 대학에 갈 생각은
하지도 못했으며, 친구 한 명 없이.. 그렇게 외로운 학창 시절을 보낸 후.. 8년 이라는 긴 시간을 집안에서만 보냈다
' 100만원을 벌기 위해.. 내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있어야 된다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겠어요.. '
한 때는 정신을 차려볼려고 노력 하면서.. 미용 학원을 다녀보기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해보기도 했지만.. 그녀는 그 때마다
한 달을 채 넘기지 못하고 금방 그만두고 말았다.. 그렇게 28살이 되어서도 아직 제대로 된 사회 생활을 해보지 못한 채 부모에게
받은 용돈으로 생활을 했고.. 만날 사람도 해야할 일도 없었던 탓에.. 낡은 옥탑방에서 혼자 채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채팅을 통해 이런 저런 사람을 만나는 것에 재미가 들린 환계씨는.. 돈이 많고 외제차를 가지고 있는 부유한 중년 남성을
만나 몸을 섞고 돈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연히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나 교제를 시작하게 됐다
남자의 재력은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주었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강남 일대를 돌아다니면 마치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고.. 값비싼 향수와 명품백들을 선물 받으면.. 성공한 사람들의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렇게 지내며
그녀는 남자가 점차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고.. 나중에는 결혼까지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3개월 후 어느 날.. 남자는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하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그리고 남자와 헤어지고 허름한
자신의 달동네로 돌아오던 날.. 그녀는 동네 사람들이 자신을 험담하는 듯한 환청을 듣게 됐다
' 저 망할년.. 돈 많은 남자 만나서 팔자핀거지 '
' 쥐뿔 능력도 없는게.. 무슨 거지도 아니고.. '
곧 돈이 많은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될 자신을 시샘하는 소리.. 환계씨는 그런 자신의 험담을 하는 그들에게 두려움이나
분노 보다는 오히려 연민의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 나도 너희들처럼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지.. 그 열등감 이해해.. 불쌍한 사람들.. '
그녀가 그린 그림 속의 아파트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했지만 오히려 판타지는 현실이 되어 견고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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